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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ITIES/Projects

착한 소비에 눈뜨는 대학생

by SNUCSR 2011. 9. 19.

착한 소비에 눈뜨는 대학생

 

성미정(puppylove1219@nate.com)

 

 

봉천동에 사는 대학생 박OO씨는 지난해 비정규직 문제로 홍역을 겪었던 마트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그 회사의 브랜드 의류들도 구입하지 않는다. 그리고 학교 앞 스타벅스 커피숍의 농가지원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기왕에 먹는 커피 좋은 데에 쓰여진다고 생각하면 보람을 느낀다.”라며 기꺼이 공감했다.이렇게 자신의 소비 하나 하나에 발생하는 윤리적인 문제들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물건이 만들어지기까지 노동, 인권 문제는 없었는지, 환경 오염은 일으키지 않았는지, 물건을 사면 그 이윤이 다시 좋은 데에 재투자 되는지 등 여러 윤리적인 문제들을 꼼꼼히 점검하며‘귀찮게(?)’소비하는 이들, 바로‘윤리적 소비자(Ethical Consumer)’들이다. 제지 회사가 만약 아마존의 나무를 심각하게 벌목한다면, 그리고 그 원주민들의 삶을 파괴한다면 이들은 이 회사에서 만드는 종이를 사지 않는다. 커피 회사가 원두 생산 농가를 위해 원두 가격을 정상 가격에 맞게 구입하고, 농가에 학교나 병원을 짓는 등 지원사업도 펼친다면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커피를 사 마신다. 미국의 스포츠용품 회사 N사가 동남아시아의 아동 노동으로 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NGO들에 의해 알려지면서 판매량이 급감한 사실은 윤리적 소비자들이 가진 파워를 실감케 한 사건이었다.


그렇다면 최근 소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젊은 대학생들의 윤리적 소비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착한 기업들이 많아지는 것은 결국 착한 소비자가 많아져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논리가 전제된다. 착한 기업의 미래는 바로 윤리적 소비를 알고, 윤리적 소비를 기꺼이 할 수 있는 젊은이들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따라서 서울대CSR연구동아리는 (사)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와 함께 대학생들의 윤리적 소비 성향을 점검해보고자 2월 1일 대학로에서 200여명을 대상으로 길거리 스티커 조사를 실시해보았다. 조사는 전반적으로 자신을 어떤 윤리적 소비자로 인식하고 있는지 묻는 것을 시작으로, 최근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인 MP3, 커피, 펀드, 도서, 4가지를 중심으로 윤리적 소비자 군을 설정하여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 결과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의 신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자신의 윤리적 소비 성향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83%의 응답자들이 상품 생산 과정에서 일어나는 윤리적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반면, 그러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12.5%에 그친 것으로 보아, 윤리적 문제에 대한 관심과 실제 지속적인 구입 여부와는 어느 정도 괴리가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리고 세부적인 상품별 윤리적 소비 성향 조사의 결과는, 우선 20대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전자 기기인 MP3 플레이어를 구입 할 때, 제품이 생산되고 폐기되는 전 과정에 대한 환경오염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응답자는 82.8%였고, 실제로 환경 친화적인 제품이 나온다면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지닌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48% 정도에 머물렀다. 최근 IT 제품에 들어가는 물질들의 인체에 대한 유해성과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 정부는 물론이고 다국적 기업들도 적극적인 공동의 노력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젊은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는 이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여전히 직접 구매로는 이어지지 못해 우리 기업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대응을 꺼리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재테크가 유행하면서 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펀드를 가입할 때에도 가능하면 사회책임투자(SRI)펀드를 골라서 투자할 의향이 있는 지를 이번 조사에서 특별히 물어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SRI펀드를 모른다고 답한 사람이 216명 중에서 144명에 달해 아직 인식 수준이 낮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한편 도서에 있어서 재생용지 사용과 같은 친환경적인 고려에 대해서도, 종이가 재활용 되었는지 여부에는 77%가 관심이 있다고 답했지만, 책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일부러 찾아서 구입한다는 응답자는 10%에 그쳤다. 조사에 응한 한 대학생은“도서의 종이가 재활용된 것이라면 그것이 다른 도서보다 더 저렴해야 할 텐데 왜 더 비싸지는가?”라며 반문해 출판업계의 적극적인 투자로 재활용 용지 사용이 일반화되어 가격 문제까지 함께 고려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

공정무역(제3세계 생산자들이 만든 물건에 제 값을 지불하는 (무역 행태)으로 비교적 윤리적 소비와 관련해서 많이 알려진 커피는, 질문을 네 가지로 구성하여 5점 척도로 답할 수 있도록 질문을 구성하였다. 공정무역에 대한 인식, 공정무역 상품소비 운동의 확산에 공감 여부, 공정무역 기업에 대한 신뢰도,공정무역 커피에 대한 프리미엄 가격 지불 의사를 내용으로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 결과, 먼저 공정무역에 대하여 전혀 모른다는 응답이 45%로 나타났고, 대체로 공정무역에 대하여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공정무역 제품 소비 운동이 확산되는 것에 대하여 공감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49%가‘매우 그렇다’고 답했고, 28% 또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공정무역을 하는 기업은 신뢰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보통’이상(87%)으로 답했다.


그렇다면 공정무역 커피에 프리미엄의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19%가 매우 그렇다, 37%가 그렇다,25%가 보통이다, 8%가 그렇지 않다, 11%가‘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했다. 이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젊은 층에서는 공정무역 커피에 대한 인식 정도가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비교적공감 정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앞선 질문들과 마찬가지로 관심과 가격 지불 의사와는 별개로 프리미엄 가격 지불에는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대학생들이 윤리적 소비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구매로는 이어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길거리조사에 대해 (사)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윤리소비자층은 두텁지도 않고, 또 견고하게 조직화되어있지도 않습니다. 특히 사회책임투자 펀드는 경제력에서 아직은 취약한 대학생들 입장에서는 접근이 용이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회책임투자 펀드가 '자본'을 통해 윤리소비자들을 광범위하게 편입시키고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주변에 알려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라며, 대학생들의 윤리적 소비를 촉구하였다. 그리고 함께 스태프로 참여한 서울대 경제학부 07학번의 이주성 학생은, 이번 조사를 통해 대학생의 소비 행태의 변화가 우리 기업의 미래에 미칠 영향에 대해, “대학생 때부터의 바른 소비 습관이 기업을 변화시키는 데에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 조사는 그러한 원동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답하였다.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CSR경영을 도입하고, 체계를 개선하는 데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소비자의 구매행태이다. 아무리 사회공헌하고, 공정무역을 해도 소비자가 정작 그 물건을 사주질 않는다는 게 기업의 대답이다. 물론 소극적으로 소비자에 그 탓을 돌리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우리소비자들도 일상의 작은 소비에서부터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발전해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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