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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ITIES/Projects

아이폰, 코펜하겐, 그리고 아바타

by SNUCSR 2011. 9. 19.

아이폰, 코펜하겐, 그리고 아바타

 

박동천

 

 

올 겨울 해외에서 물건너 와서 우리 사회에 화두를 몰고 온 3가지 키워드가 있다. "아이폰", "코펜하겐" 그리고 "아바타". 물론 서로 전혀 상관이 없을 법한 단어들이다. 스마트폰, 기후변화 정상회의, 헐리우드 영화. 이렇게 나열하면 관련성은 더 떨어진다. 필자는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이 세 키워드를 엮어 가까운 미래 사회의 산업과 사회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무리수'를 던져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 결론에는 CSR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폰

 

2009 11,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3개월여 지난 지금 아이폰의 후폭풍은 그야 말로 카타리나급이다. 단순히 아이폰이 한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표피적인 영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폰은 손에 만져지는 하이엔드급(?)의 스펙을 갖춘 스마트폰 그 이상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들,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웹 문화의 변화 등 질적인 변화들이 포진해 있다. ,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웹2.0 내지 소셜네트워크 코드가 산업적으로 성숙하고 아이폰은 이러한 코드를 담아내는 그릇 역할을 수행하면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2.0으로 압축되는 이러한 코드는 개방성과 수평적 네트워크를 특징으로 한다. 기존 산업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재료 채취에서부터 운송, 부품 가공에서 구매, 제조에서 유통, 판매와 서비스로 이어지는 직선적 과정으로 효율과 성과를 내며 사업을 실행한다. 이러한 모델 위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의 위계화, 단절, 은폐와 과도한 효율화, 성과 중심적 의사결정 등의 소프트웨어만 얹어진다. 하지만 최근 아이폰을 비롯한 웹2.0 코드의 사업들은 직선적 과정이 아니라 사업에 관계된 고객 내지 공급자, 내부 구성원을 수평적으로 연결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기존의 핸드폰 시장은 수직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부터 공급을 받아 핸드폰에 탑재하고 이를 확보해둔 고객에 판매하며 수익을 얻는 것이 핵심 역량이었다. 하지만 아이폰은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에서 소프트웨어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 하는 혁신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실험에 성공을 거둔 것이다. 또한 애플과 같은 하드웨어 제조사 이외에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이베이 등도 웹 공간에서 네트워크를 수평적으로 엮고 촉진하면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또한 기업 조직에서도 내부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수평적이 되어가고 '아래에서부터 위로'의 문화가 자리 잡히면서 조직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고,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혁신을 끌어내는 도구들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개방적인 사업 운영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코펜하겐

 

2009 12,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가 개최되었다. 전지구인의 기대 속에 개최된 회의였지만 실행력 있는 결론 도출의 실패로 실망감을 안겨준 회의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국내에는 녹색 산업, 녹색 금융, 녹색 경제, 녹색 소비, 녹색 IT, 녹색 에너지 등등 녹색성장 코드가 사회 구석구석 퍼지고 있다. 물론 현 정부의 정책적인 집행과 선전으로 그린워시(Green Wash)의 우려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국민적인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은 긍정할 만하다.

 

코펜하겐 코드는 결국, 산업을 어떻게 하면 녹색화하여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느냐이다. 기존 20세기의 산업은 자연 자원을 채취하고 오염을 시키며 쓰레기를 폐기함으로써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자연 부채를 지고 사업을 일으켜왔다. 외계인이 지구를 본다는 것으로 비유하자면, 그들에게 성공한 지구인들은 자연에서 빨리 자원을 채취해 경제 화폐로 바꿔내는 능력이 높은 자가 승리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일궈온 산업은 결국 기후변화라는 위협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더 무서운 것은 산업화 시대에 쌓아온 자연 부채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채권의 위험과 신용도가 얼마인지도 모르는 채로 여전히 산업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코펜하겐으로 이어진 UN 중심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은 핵심적으로 MRV로 귀결된다. Measurement, Reporting, Verification. 중요한 것은 그간 산업이 무리하게 자연으로부터 일으켜온 레버리지를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이 단순히 재무제표 상에서 드러나는 수치가 아니라 진짜 코스트와 진짜 턴오버를 찾아줘야 한다. 이에 UN은 영국 Trucost사의 용역으로, 글로벌 3,000개 기업의 자연 위험 수준이 연간 2.2조 달러에 육박하고, 이를 만약 기업들이 비용화했다면 현재 평균 이익 수준의 1/3이 날아가 버릴 것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올해 5월 발간 예정 중에 있다. 앞으로 산업은 스스로의 진짜 비용을 외부화하여 이익을 내는 사업 모델로는 성공할 수가 없는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아바타

 

2009 12, 헐리웃 거장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10년에 걸친 역작 아바타가 한국에서 개봉되었다. 아바타의 박스오피스 성적은 상상 그대로였다. 한국에서도 1,200백만을 넘겨 외화 1위 기록을 갱신하고 전체 2위를 차지했고, 미국에서도 감독 자신의 타이타닉 기록을 넘어버렸다. 관객 동원에서 뿐 만 아니라 영화에 사용된 3D 기술은 디스플레이 산업에 모멘텀을 가져왔고, 주식시장에도 3D 테마 열풍이 불었다. 이런 외형적 성공에도 일부 평론 중에서는, 영화의 짜임새 있는 스토리나 캐릭터, 배경 설정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완전히 새롭지는 않다는 평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아바타가 새롭지 않다는 느낌은 바로 필자가 던지고자 하는 무리수의 결론이다. 아바타는 아이폰으로 상징되는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네트워크 사회의 모습과 코펜하겐의 친환경적 비즈니스 구조를 그대로 담고 있다. 아바타의 팬도라행성의 나비족은 '홈트리'라는 플랫폼 위에서 '아이아'라는 소프트웨어적이고 문화적인 코드로 네트워크를 이루고 살아간다. 흡사 구글이라는 거대한 플랫폼 위에 중소 인터넷 사업과 오프라인 기업들이 생태계를 이루고, 이들 생태계의 정보를 소비하는 유저가 거대한 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그리고 나비족은 인간에게는 동물에게나 있을 더듬이 같은 촉수를 통해 자연과 상호 간에 교감을 한다. 마치 더듬이는 정보를 소통하는 도구로써 아이폰의 역할과 닮아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바타의 스토리가 조금은 식상하다고 느끼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것이 자연주의적 스토리들의 판박이라는 점이다. 물론 친환경적 사회와 삶에 대해 그리긴 했지만 아바타에서는 중요한 산업적 코드가 발견된다. 나비족의 전사들은 말과 새와 같은 동물을 이용하기 위해서 그 대가를 치뤄야 한다. 이들을 길들이고 서로가 공감할 때까지의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쉽게 정복해서 이들을 이용하여 원하는 사냥, 즉 경제 행위를 할 수가 없다. 또한 나비족의 사냥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살생에 대해 작은 의식을 배품으로써 자연에 대한 부채 의식을 달랜다. 그리고 사냥의 양도 재생 가능하다. 그 어디에도 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어낸 전기도 없고 자연이 밝혀주는 빛을 그대로 이용할 뿐이며, 땅을 깎고 일구는 건축도 없이 홈트리에서 살아간다.

 

 

CSR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의사소통 구조 속에서 내부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통해 혁신을 이끌어내고, 자연에 빚을 지지 않는 생산과 소비를 산업화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기부금을 늘리고, 친환경 딱지 몇 개 붙인다고 CSR이라고 할 수 없다. 아이폰의 도입으로 촉발된 모바일 혁명이, 국내 기업의 개방적 커뮤니케이션과 경영에서 얼마나 책임 경영의 성과로 나타날지, 그리고 코펜하겐 이후 기업들의 책임 있는 노력으로 자연에 대한 비용을 치르고 산업을 혁신하여 새로운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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